카테고리 없음

그것만이 내 세상 – 처음 만난 너와 내가 형제라니!

뉴미뉴유 2023. 12. 12. 22:12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 포스터

가족을 주제로 한 영화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그중에서도 형제간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를 좋아해서 찾아보는 편입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형제애와 가족애를 그려내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매력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토록 찰떡인 캐릭터를 만나 춤추는 배우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병헌과 박정민입니다. 이병헌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더라도 완벽하게 맞춤옷을 입은 듯 자기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해 내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런 이병헌이 이번에는 동네 백수 역할을 맡았다고 하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시 이병헌이었습니다. 그가 맡은 김조하는 왕년에 잘 나가던 복서였습니다. 꽤나 큰 대회에서 큰 상도 여럿 타고 잘 나가는 듯했습니다. 화려한 과거와는 달리 지금 조하는 보잘것없는 동네 노는 형이 되었습니다. 번듯한 직장도 없고, 몸을 뉘일 따뜻한 집도 없습니다. 갈 곳도 찾아줄 곳도 없는 조하는 매일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무의미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던 조하가 17년 전에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엄마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생김새와 목소리를 듣고 오래전 자신을 버린 엄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 조하는 분노하고 동시에 엄마를 만나 너무나 복잡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병헌은 17년 만에 다시 만난 엄마를 마주한 조하의 복잡한 감정을 너무나 섬세하게 잘 그려냈습니다. 시시껄렁한 이야기나 하며 동네를 주름잡고 다니던 백수 김조하부터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엄마라는 존재를 눈앞에서 마주한 순간의 김조하까지 배우 이병헌이 표현해내지 못하는 감정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그의 배다른 남동생으로 나오는 박정민은 천재 연기자라는 평이 아깝지 않은 명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오진태 역할로 서번트증후군을 앓아서 일상생활을 혼자 해내는 것이 어렵지만 한 가지 분야에 엄청난 재능을 보이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오진태는 특히 피아노 연주에 남다른 재능을 가졌습니다. 이런 오진태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 박정민은 6개월에 걸쳐 피아노를 연습했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피아노 연주 경험이 없던 그는 엄청난 노력의 결과 영화 속에서 어떠한 도움이나 CG효과 없이 어려운 명곡을 연주해 냈습니다. 또한 엄청난 연기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배인 이병헌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연기를 해내는 모습으로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였습니다.

2. 조하와 진태가 만나 서로를 알아가다

한때 잘나가던 조하가 자신을 버렸다고 믿어왔던 엄마와 17년 만에 재회를 하게 되면서 조하의 인생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엄마에 대한 미움과 증오로 뛰쳐나가는 조하를 엄마는 따라옵니다. 조하를 다시 만난 엄마는 조하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오갈 데 없던 조하에게 지금이라도 엄마노릇을 하고 싶으니 같이 살자고 제안합니다. 인생의 가장 어두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던 조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며 엄마의 또 다른 아들, 그러니까 자신의 배다른 남동생 진태를 만나게 됩니다. 조하의 눈에 들어온 진태는 한눈에 봐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진태와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화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진태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태의 장애는 조금 특별합니다. 특정 한 분야에서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이며 진태는 피아노 연주에 엄청난 집중력과 능력을 보입니다. 조하와 진태는 태어나 서로를 처음으로 만났지만 서로 크고 작은 일을 함께 하면서 형제간의 끈끈한 감정을 발견해 나갑니다. 조하와 진태가 함께 보내는 시간,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영화는 담담한 시각으로 담아냅니다. 조하는 진태와 집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게임을 하고 조하는 진태를 게임으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합니다. 이를 분하게 여긴 조하는 진태에게 권투를 가르쳐 주겠다며 진태의 장애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진태를 데리고 외출했다가 생각지 못한 일로 인해 귀가가 늦어지고 그로 인해 엄마에게 큰 걱정을 끼치게 됩니다. 진태와 가까워지기 위해 한 행동으로 인해 엄마에게 크게 혼나게 되자 모든 것이 싫어진 조하는 캐나다로 떠나기 위해 돈을 모을 때까지만 집에 있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런 그에게 엄마는 한 달 동안 일을 하러 가야 하니 그 사이 진태가 피아노 대회에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고 우승하게 되면 상금의 절반을 조하에게 주겠다고 합니다. 돈을 받기 위해 조하는 진태를 돕기로 하고 진태가 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조하는 이전에 자신과 교통사고가 났던 사람이 피아니스트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녀를 찾아간다. 한때는 피아니스트였지만 사고로 다리를 못 쓰게 된 가을은 더 이상 피아노를 치지 않는다며 조하의 부탁을 거절한다. 그러나 진태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가을은 그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의 대회 출전을 돕기로 한다. 장애인을 대회에 참여시킬 수 없다고 반대하던 사람들은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계에서 유명한 가을이 나타나자 진태를 대회에 출전시킵니다. 그렇게 진태는 오로지 실력만으로 대회에서 우승하게 됩니다.

3. 뻔한 신파라도 좋은 그들만의 감동적인 스토리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둘로 나눠진 듯합니다. 어떤 이들은 결론이 뻔한 신파라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뻔한 신파라 하더라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호평합니다. 조하에게 진태를 한 달간 부탁한다며 일을 하러 떠난다고 한 어머니에게는 남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암에 걸려 수술을 받아야 하는 형편이었던 것입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혼자 남을 아들이 걱정되어 진태와 조하가 함께 하기를 내심 바라던 어머니는 서로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진태와 조하가 걱정되지만 그들을 뒤로하고 수술을 받기 위해 집을 떠납니다. 어머니에게는 또 다른 사연이 있었습니다. 조하는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고 믿고 있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조하 어머니는 아버지로부터 고통을 당해 왔습니다. 아버지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그 고통을 끝내기 위해 집을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집을 나온 후로도 조하를 그리워하고 엄마로서 아들의 곁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오랫동안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머니가 이제는 병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차마 아들에게 아프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합니다. 17년 만에 만난 아들에게 짐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식당일로 모은 돈을 가지고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합니다. 두 아들이 있지만 그들의 삶도 각자의 무게가 있기에 아들들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수술을 받느라 머리를 삭발하고 혼자 침대에 누우니 눈물만 납니다.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니 이처럼 기구한 인생도 흔치 않을 것 같습니다. 남편복도 없고, 나는 혼자 늙고 병들었습니다. 참으로 서글픈 인생입니다. 홀로 침대에 누우니 아들 생각만 납니다. 아들의 피아노 연주를 상상합니다. 아들이 멋진 옷을 입고 조명이 비추는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만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는 모습을 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 조하가 엄마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엄마의 소원을 당장 이뤄주겠노라 진태의 연주회 장으로 엄마를 모시고 갑니다. 어쩌면 결말이 뻔하고 엄마의 투병은 조금 억지스러운 전개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향한 엄마의 모성은 감동적이었고, 그런 엄마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옆에 있는 가족이 당연하게만 느껴진다면 지금,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