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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 이렇게 아름다운 그녀가 왜?

뉴미뉴유 2024. 1. 10. 15:15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영화 포스터

오늘날 잭 블랙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입니다. 제법 굵직굵직한 영화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아 연기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은 대단한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가 오늘날 유명한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해준 밑거름은 단연 이 영화일 것입니다. 기네스 펠트로가 특수 분장으로 136킬로그램의 거구로 나오며 잭 블랙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매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외모는 나도 꽝! 그렇지만 아름다운 여자와 데이트하고 말 테다!!

할 라슨은 JPS 투자금융회사에 다니는 회사원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그에게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라는 다소 엉뚱한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할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다른 무엇은 포기하더라도 여성의 아름다움만은 포기하지 못하는 외모 지상주의가 되었습니다. 우스운 것은 그 자체도 키도 작고 뚱뚱한 남성으로 다른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고 지적할 수 없는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늘 아름다운 여성이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에게는 죽이 잘 맞는 친구 모리시오 윌슨이 있습니다. 모리시오 역시 할과 같은 기준으로 사람을 대합니다.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로 그저 외모가 아름다우면 그것으로 좋다 합니다.. 당연히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외모가 아름답지 못하면 할과 모리시오에게는 매력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은 직장 엘리베이터에 누군가와 같이 갇히게 되는 사건을 겪습니다. 할과 함께 갇힌 사람은 유명한 상담가로 TV에도 자주 출현하는 토니 로빈슨입니다. 구조를 기다리는 사이 토니와 할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토니는 할이 하는 이야기를 통해 그가 얼마나 외모 지상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할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성을 만나게 해 주겠다며 최면을 걸게 되고 이야기는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엘리베이터에서 구조되어 다시 밖으로 나온 할은 어리둥절합니다. 분명 토니가 자신에게 어떤 최면을 걸었다고 했지만 딱히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때, 누가 봐도 절세미녀인 여성을 만납니다. 쭉쭉 뻗은 두 팔과 다리, 게다가 금발의 미녀라니. 할은 토니와 있었던 일도, 그와 나누었던 대화도 완전히 잊어버리고 그녀에게 다가가 언제나처럼 자신 있게 말을 걸며 데이트를 시도합니다. 할은 그녀를 보며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말하며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를 칭찬합니다. 그런데 여인의 반응이 조금 이상합니다. 그간 할이 데이트를 시도해 왔었던 미인들의 매몰찬 거절과 달리 그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할의 칭찬을 기뻐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그의 데이트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그들은 가벼운 점심 식사 데이트를 하기로 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로즈마리입니다. 할은 로즈마리와 함께하는 시간이 꿈만 같습니다. 이런 절세미녀와 데이트를 한다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역시, 길거리를 걸어가니 모든 사람들이 그를 쳐다보는군요.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이상하기도 합니다. 부럽다고 쳐다보는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뭐가 대수인가요.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그녀와 함께하는데 말입니다.

2. 내 눈에는 절세미녀!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할의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늘씬한 그녀인데 조금 이상한 점들이 있습니다. 그녀와 데이트할 때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늘씬하고 가벼운 그녀가 지나가기만 하면 의자들이 부서지니 어찌 된 일일까요? 게다가 아름다운 그녀의 벗어놓은 속옷은 흡사 낙하산만 한 크기를 자랑합니다. 한 날은 그녀와 보트 데이트를 즐기기로 하고 배에 올라탔다가 기절할 만한 일을 겪었습니다. 배가 그녀 쪽으로 기울다 못해 거의 쏠려서 반대쪽에 타고 있던 할은 물로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로즈마리는 할의 눈에 비친 것처럼 아름다운 금발의 늘씬한 미녀가 아닙니다. 사실 그녀는 136킬로그램의 거구로 그동안 외모의 자신감이 없어 낮아진 자존감으로 항상 주눅 들어 있던 여성이었습니다. 한 번도 남성으로부터 아름답다는 칭찬을 들어본 적도, 데이트 신청을 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태어나 처음으로 한 남성이 자신에게 온 맘 다해 사랑을 고백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엘리베이터에서 이뤄진 그 최면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할은 이 모든 미스터리한 일의 진위를 파악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습니다. 할은 로즈마리에게 푹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할의 마음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로즈마리의 아버지이지 할이 근무하는 JPS 투자금융회사의 사장인 스티브 샤나한입니다. 스티브는 할이 로즈마리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그의 진심을 의심합니다. 왜냐하면 할이 직장에서 중요한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는 할이 승진을 위해 자신의 딸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농락하는 것이라고 도해하여 그를 불러 크게 나무랍니다. 그러나 할에게 로즈마리가 사장의 딸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녀는 오로지 로즈마리의 아름다운 외모에 푹 빠져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할의 모습을 보며 스티브도 점차 할에 대한 마음을 열어갑니다. 할이 로스마리를 대하는 태도나, 그녀에게 전하는 말은 진심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할의 단짝 친구인 모리시오입니다. 여성의 외모를 함께 평가하고 즐거워했던 단짝 친구가 136킬로그램의 거구 여자친구와 함께 다니며 그 여성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떠벌리고 다니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그는 이전의 할로 되돌려 놓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다 마침내 상담가인 토니의 최면으로 인해 할이 변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리시오는 토니를 찾아가 자신의 친구 할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묻게 됩니다. 모리시오가 할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이지 어이없는 유치한 수준의 주문을 반복하자 어느새 할에게 걸려 있던 최면이 풀리게 됩니다.

3. 최면이 풀리고 사랑도 끝나는 걸까?

모리시오의 열렬한 열심에 의해 마침내 할은 최면이 풀려 이전과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저 겉모습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할이 세상을 보는 눈은 이전과 같아졌지만 뭔가 알 수 없는 변화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이, 사람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잘못되어도 한참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점점 깨달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즈마리와 함께 화상센터에 방문했을 때, 그곳에 있는 아이들은 티 없이 맑고 하나같이 예쁜 아이들이었습니다. 사실 외형적으로는 곳곳에 크고 못난 상처가 난 아이들이었지만 할에게 걸려있는 최면으로 인해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 그대로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에 할은 그 아이들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가 로즈마리를 보았을 때 그녀가 아름다워 보였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로즈마리의 외모가 아니라 그녀의 내면이 누구보다 아름답고 따뜻한 배려로 가득한 사람이었기에 내면의 아름다움이 할에게 그대로 보여 그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서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외모가 아무리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내면이 추악하다면 아름다운 사람이라 할 수 없고, 반대로 외모가 아무리 못생겼다 할지라고 그 내면이 아름답고 고귀하다면 바로 그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메시지입니다. 한편, 최면이 풀린 할은 더 이상 로즈마리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할은 답답해 미칠 지경입니다. 이전에 보였던 날씬하고 예쁜 그녀가 하늘 위로 사라졌는지, 땅으로 꺼져버렸는지 한 순간에 증발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136킬로그램의 거구인 로즈마리를 눈앞에 두고도 할은 알아보지 못했고 그대로 지나쳐버립니다. 그리고 로즈마리는 자신을 못 본 채 지나가버리는 할을 보고 상처받고 충격받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할의 반응은 더 기가 찹니다. 최면으로 인해 로즈마리가 아름답게 보였다는 것을 알게 된 할은 다시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야 한다며 난리를 피웁니다. 자신의 눈에 보였던 그 아름다운 로즈마리를 잊을 수 없나 봅니다. 그러나 할은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아름다운 내면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마침내 할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외모가 달라졌을 뿐 로즈마리, 바로 그녀였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진정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영화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뻔한 전개를 이어가며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뻔뻔한 할이 되어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잭 블랙과, 늘씬하고 뚱뚱한 두 가지 모습을 자유롭게 오가며 사랑에 웃고 우는 여인의 마음을 연기한 기네스 펠트로의 열연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혹시, 당신도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