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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결혼식 – 뜨겁게 사랑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순수했던 그때의 우리

뉴미뉴유 2023. 12. 11. 20:05

'너의 결혼식' 영화 포스터

첫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는 참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많은 영화들이 첫사랑을 미화시키고 억지 해피엔딩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반면 지극히 현식적인 관계, 현실적인 사랑, 그리고 현실적인 결말로 담담하게 인생을 그려낸 영화가 있습니다. 2018년에 개봉한 “너의 결혼식”이라는 영화입니다. 오늘은 영화 “너의 결혼식”의 다양한 매력을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랑은 타이밍이라던데 자꾸만 어긋나는 승희와 우연의 사랑

영화 “너의 결혼식”은 말 그대로 어설펐던 첫사랑의 기억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영화 속 남녀주인공은 관객들에게 첫사랑의 아름다움을 떠오르게 할 만큼 사랑스럽고 멋진 배우들이 맡아서 열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자 주인공인 ‘승희’ 역할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안 여배우 박보영이 맡았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우연’ 역할은 모델 출신의 잘생긴 배우 김영광이 맡았습니다. 승희가 어느 날 우연이 다니는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우연은 승희가 전학 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그 순간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승희를 짝사랑하게 된 우연은 승희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순애보를 펼칩니다. 우연의 노력이 가상하게 느껴졌는지 승희는 우연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렇게 우연과 승희는 풋풋한 첫사랑이 시작합니다. 그러나 승희와 우연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다시 승희가 집안 사정으로 인해 전학을 가게 된 것입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걸까요. 승희와 우연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승희의 전학과 함께 헤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우연은 그렇게 승희를 보낼 수 없었나 봅니다. 마음속에서 승희를 잊지 못하고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생기 없는 삶을 살아가던 우연의 눈앞에 우연히 지나가는 승희가 보입니다. 그렇게 우연이 자신이 일하던 치킨 집에서 일하다가 지나가던 승희를 보면서 다시 사랑이 시작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우연은 승희의 뒤를 밟게 되고 승희가 다니고 있는 대학을 알게 됩니다. 그날 이후로 사랑의 힘으로 우연은 승희와 같은 대학에 들어가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공부에 몰두합니다. 하늘도 우연의 마음에 감동한 것일까요. 우연은 마침내 승희가 다니는 대학에 합격하여 둘이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승희의 곁에는 우연이 아닌 다른 남자가 있습니다. 승희가 다른 남자와 데이트하는 것을 몰래 따라다니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합니다. 승희와 남자친구가 데이트 하는데 몰래 돌을 던져 옆에 있는 자동차의 유리를 깨뜨려 둘의 데이트를 망쳐버리고 통쾌해하는 모습은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렇게 승희를 향한 순애보를 계속하는 우연의 마음과 달리 사랑의 타이밍은 계속해서 어긋나기만 합니다. 승희가 지방에 다닐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우연이 승희이 매니저를 자처해 함께 지방으로 다니면서 승희도 우연에 대한 마음이 피어나고 두 사람은 드디어 우연이 꿈꾸던 대로 다시 연인이 됩니다. 그러나 지방 촬영 중 승희를 보호하려던 우연이 승희 대신 다치게 되면서 우연은 꿈꾸던 체육교사 시험에 계속 낙방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승희를 원망하게 됩니다. 승희는 상처받게 되고 우연을 떠나기로 합니다. 우연과 승희는 그렇게 또 한번 어긋납니다. 시간이 한참 지나 우연은 체육 교사로 일하고 있고 승희는 그런 우연을 찾아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알립니다. 그리고 우연은 승희의 결혼식을 찾아가 승희의 행복을 빌어줍니다. 이렇게 영화는 끝이 납니다.

2. 첫사랑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 애틋한 영화

영화 “너의 결혼식”이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첫사랑은 누구나 어설프고 실수투성이에 상처투성이라는 공통점을 영화가 담백하게 잘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승희와 우연의 사랑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처음이기에, 그 불같은 감정에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랐기에 서로에게 의도하지 않은 상처를 주고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실패합니다. 열병처럼 앓았지만 나의 뜨거운 감정이 상대방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나 봅니다.. 참 순진했습니다. 우연은 그저 승희를 바라보는 마음 하나만으로 승희에게 직진한 엄청난 열정의 소유자입니다. 자신의 뜨거운 마음이 승희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그때는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졌던 승희를 다시 만나 그저 승희 곁으로 다시 가겠다는 생각만으로 대학을 결정하고, 공부를 하고, 그렇게 승희가 다니던 대학에 들어오게 되었지만 승희의 곁에 이미 다른 남자친구가 있을 때 우연은 그 남자친구가 승희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승희에게 소중한 사람인지, 지키고 싶은 사람인지 승희의 마음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승희의 곁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생각했기에 자신의 사랑이 승희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서 우연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였습니다. 영화에서는 우연이 갓 스무 살 된 청년이기에 우연의 훼방이 그저 웃어넘길 수 있는 정도로 묘사되었지만 현실에서 누군가 우연처럼 나의 사랑의 방해한다면 달갑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첫사랑이었기에 배려가 없었던 것입니다. 우연은 승희를 배려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였는지, 승희와 우연의 사랑도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끝나 버렸습니다. 승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적으로 주지 못하는 소극적인 모습이 조금은 안타까워 보입니다. 우연이 승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면서도 오랜시간 못내 모르는 척하는 모습은 우연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보면 퍽이나 안타깝고 승희가 조금을 얄미워 보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사랑에 오롯이 마음을 줄 줄 아는 용기가 있었다면 승희와 우연의 사랑도 그 끝이 다르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3. 그럼에도 너무나 예쁜 승희와 훤칠한 우연의 완벽한 케미

영화 “너의 결혼식”은 비주얼로 모든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덮어버린 것 같습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은 너무나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 냅니다. 승희 역할의 작고 귀여운 박보영 배우는 나이가 무색하게 교복을 입은 모습이 영락없는 새침한 여고생입니다. 그의 곁에 서있는 우연은 모델 출신의 큰 키를 자랑하는 김영광 배우가 설레는 키 차이를 만들어내며 완벽한 투샷을 완성해 냅니다. 승희와 우연이 함께하는 모든 장면에는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설렘이 묻어 있습니다. 모든 장면마다 승희와 우연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안타까움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고등학생 시절 승희와 우연이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되면서 변화되는 사황과 그에 맞게 변화되는 주인공들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철없이 순수하고 대책 없이 해맑던 승희와 우연은 점점 나이를 들어가며 몰랐던 현실을 만나게 되고, 녹록치 않은 현실 앞에서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좌절합니다. 인생을 배워가는 주인공들이 점차 깊어지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살아온 인생을 떠올리게 됩니다. 성인이 되고 자기의 감정으로만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에 처한 승희의 연기는 그간 박보영 배우가 보여주었던 연기와 비교하여 한결 깊어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대책 없이 사랑하고 인생의 모든 것이 승희로 가득 찼었던 순애보를 표현한 김영광 배우는 10대의 철없는 모습과 20대가 겪는 삶의 변곡점에서 느끼는 갈등과 어려움, 그리고 30대가 되어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너무나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써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했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또 사랑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때를 생각하며 인생을 깊이 있게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단순히 ‘첫사랑은 아름답다’는 메시지 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너무나 중요했던 것이 소소해지기도 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인생이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하는 등의 인생의 복잡한 여정 속에서 한 순간 한 순간을 오롯이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뜨겁게 살다 보면 다다르게 되는 지점이 있다는 위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승희와 우연의 사랑은 해피엔딩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승희와 우연의 서로 어긋난 인연이었지만,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뜨겁게 사랑했고, 그들의 인생이 그들을 또 다른 길로 다다르게 했고, 그들은 여전히 각자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인생의 깊고 심오한 메시지는 한동안 깊은 사색을 하게 합니다.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영화 “너의 결혼식”의 심오한 메시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