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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 삶과 죽음에 관한 유쾌한 해석

뉴미뉴유 2023. 11. 9. 12:57

 

영화 'COCO' 포스터

 

가족에 흐르는 음악 DNA

영화 ‘COCO’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유쾌하고 즐거운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 죽음에 대해서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기에 좋은 학습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멕시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평화롭고 조용한 멕시코 시골 마을에 주인공 미구엘이라는 소년이 살고 있습니다. 12살 소년으로 기타를 치며 음악을 사랑하는 평범한 소년입니다. 미구엘은 언젠가 유명한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떠한 이유에선지 집안 어른들은 미구엘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연주하는 모습을 들키기라도 하면 악기는 빼앗기고 노래는 금지됩니다. 미구엘은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고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부모님에게 반항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미구엘에게 궁금증을 풀어줄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증조할머니 코코입니다. 알고 보니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가 오래전 음악을 하겠다며 사랑스러운 아내 이멜다와 어린 딸 코코를 홀로 남겨둔 채 떠나가버렸다고 합니다. 그런 연유로 미구엘의 집안에서는 음악이 철저하게 금지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구엘은 홀로 숨어 음악을 연주할 만큼 음악에 진지하고 열정적입니다. 미구엘은 다락방에서 고조할아버지 사진과 영상을 보며 할아버지를 따라 연주하고 노래합니다. 이 가족에 흐르는 음악 유전자는 막을 수 없는 모양입니다. 미구엘은 어머니에게 기타를 빼앗기자 다시 직접 악기를 만들어 연주를 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한 가족을 묶어가며 가족이 가지는 의미를 탐구하는 이 영화는 음악이라는 하나의 관심사를 향한 한 가족의 공통된 요소를 소재로 하며 동시에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소개합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해석

미구엘의 음악을 향한 열정은 그에게 새로운 세상으로의 모험의 길을 열어줍니다. 멕시코 사람이라면 모두가 사랑하는 전설의 가수 델라 크루즈의 기념관에서 충동을 참지 못하고 전시되어 있던 기타에 몰래 손을 대고, 기타 줄을 튕기는 순간 알 수 없는 신비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은 바로 죽은 자들의 세상입니다. 영화 ‘COCO’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죽음이라는 소재를 아이들의 따뜻하고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기존에 죽음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에서 벗어납니다. 영화에서 그리는 죽은 자들의 세상은 유쾌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여 영화를 관람한 후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해결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은 자들의 세상에 있는 망자들은 각자 인간 세상에 두고 온 가족들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실컷 사랑하지 못해서, 또는 친구들과 화해하지 못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다 바치지 못해서 후회를 합니다. 그런 모습은 인간 세상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꼭 닮아 있습니다. 영화 ‘COCO’에서는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제사를 매우 밝고 유쾌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죽은 자들의 날’ 은 실제로 멕시코에 존재하는 축제로 멕시코 시간 기준으로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멕시코 전역에서 거행되며 국경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날에는 집집마다 멕시코 국화인 마리골드 꽃과 형형색색의 화려한 설탕 해골, 촛불 등으로 무덤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죽은 자의 사진으로 제사상을 꾸밉니다. 제사상을 꾸미고 제사라는 형식을 거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이나 제사의 풍경은 사뭇 다릅니다. 우리나라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제사를 거행한다면 영화 ‘COCO’에서 묘사하고 있는 제사는 보다 활기차고 생기발랄하여 축제분위기와 닮아 있습니다. 주인공 미구엘이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망자들을 만나 나누는 대화, 델라 크루즈를 찾는 과정 등 죽은 자들의 세상에서 겪는 신비롭고 유쾌한 경험은 영화가 죽음이라는 인간 생의 마지막 경험을 관객들에게 보다 따뜻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차갑고, 어둡고, 두려움의 결정체라 여겨지는 죽음을 생의 연장선에서 해석하는 영화의 해석은 새롭고 또 참신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음악과 출연진

영화 ‘COCO’의 전설적인 가수인 델라 크루즈의 목소리 역을 맡은 벤자민 브랫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배우입니다. 그는 다양한 영화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나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그 외에도 안소니 곤잘레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각각 미구엘의 목소리와 헥터의 목소리를 맡아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배우 뿐만 아니라 감독 또한 화제입니다. 영화 ‘COCO’를 제작한 영화감독은 그 필모그래피가 화려합니다. 리 언크리치 감독이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픽사에 처음 입사하여 제일 먼저 제작한 영화가 1995년 토이스토리입니다. 그는 그 후로 토이스토리2와 3까지 제작하였고, 그 외에도 벅스 파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그리고 COCO까지 제작한 모든 작품을 전 세계에서 크게 성공시켰습니다. 화려한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영화 ‘COCO’에서 화려하게 꽃 피웁니다.. 또한 영화 ‘COCO’에 삽입된 노래는 영화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에 삽입된 노래는 하나같이 신나는 리듬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흥겹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노래인 ‘Remember me’는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주제가상을 받으며 그 인기를 증명하였습니다. 이 노래는 영생의 의미에 대한 은유를 노래로 표현하였습니다. 누군가의 가슴 안에 오랫동안 기억된다면 그것은 마치 영생을 누리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가 있다는 심오한 내용을 담은 노래입니다. 이 음악의 깊고 심오한 의미의 노랫말은 오히려 어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줍니다. 어린아이들은 미처 이해하지 못하는 죽음으로 인한 이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상실감을 흥겨운 템포의 음악으로 표현함으로써 죽음을 공포스러운 것으로 여기지 않고, 피할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죽은 망자가 살아남은 사람들을 향해서 나를 기억해 달라고 노래를 부를 때에 누군가는 지나간 이별의 순간을 떠 올리며 눈물을 흘릴 것이고, 또 누군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이별에 대해 조금은 이른 마음의 준비를 떠올 릴 수 있을 것입니다. 관객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하지만 그 마음속에 큰 영감과 감동, 슬픔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은 이 영화의 음악이 주는 힘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