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사업가 줄스 오스틴의 성공
‘The Intern’은 젊은 여성 사업가 줄스 오스틴의 바쁜 하루로 시작됩니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제인은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도시에서 자신만의 사업을 일궈낸 성공적인 여성 사업가입니다. 영화의 초반부는 줄스의 꿈과 포부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 얼마나 열정적으로 도전했는지, 지금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고된 시련이 있었는지를 묘사하며 현재 그녀가 이룬 성공을 더욱더 화려해 보이도록 만듭니다. 그녀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인 사무실로 들어서면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반기며 그녀가 이뤄낸 성공이, 지금 그녀의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표현합니다. 젊은 여성 CEO를 존경해 마지않는 많은 젊은이들은 그녀가 이뤄놓은 기업체에서 경험을 쌓아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인턴십에 도전해 그녀의 허락이 떨어지기를 기다립니다. 영화는 줄스의 등장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회사의 모습, 전문용어로 진행되는 복잡한 회의와 회사의 책임자로서 그녀가 내려야 하는 다양하고 어려운 의사결정들을 보여주며 생생한 회사생활을 묘사함과 동시에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숨 막히는 긴장감, 끝없는 경쟁, 그리고 딱딱한 관료주의를 능숙하게 포착합니다. 이러한 묘사는 어쩌면 화려한 성공 뒤에 줄스가 감내해야만 했던 어려움을 그려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직원들의 생계가 달린 의사결정을 내리는 책임자의 무거운 책임감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 또 회사 내에서도 겉으로는 그녀를 지지하는 척 하지만 언제나 그녀를 깎아내리려고 기회를 찾는 경쟁자들로 인해 마음을 터놓을 친구 하나 없는 그녀의 처지는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뉴욕의 높은 탑과 현대식 오피스들은 성공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꿈꾸는 자리에 오른다 할지라도 그들이 꿈꾸던 ‘행복’에 도달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빌딩들은 왠지 하나같이 외로워 보이고 차가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줄스 오스틴의 방황과 벤의 지혜
‘The Intern’ 속 오피스는 작은 사회와 같습니다. 복잡한 대인관계를 통해 이야기는 깊어지고 그 관계 안에서 각자 저마다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The Intern’의 주인공 줄스 오스틴은 커리어 면에서는 모든 이들이 꿈꾸는 성공을 이루었지만 그녀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커리어에서 큰 성공을 이루어 삶의 모든 부분에서 명쾌한 답을 내리는 전문가 일 것 같은 그녀 역시 자신의 삶에 찾아온 크고 작은 시련 앞에서는 흔들리고 방황하며 답을 찾지 못하고 답답해합니다. 회사에서는 빠듯한 데드라인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의 균현을 맞추면서 냉혹한 사무실의 정치 안에서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그녀는 오늘날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롤모델로도 손색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그녀의 도전은 쉽지 않습니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마음의 따뜻한 쉼을 위해 돌아온 집에서는 온기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함께 같은 꿈을 꾸고 인생의 여정을 시작하던 배우자는 아내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자 외부 커리어를 포기하고 집안 살림을 돌보기로 합니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이 가정을 돌보고 더 큰 성과를 내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기로 한 결정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두 사람 모두 동의한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두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내는 커리어와 관련된 남편의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시당한다 생각한 남편은 다른 여성에게서 남성다움을 인정받으려고 합니다. 그 사이 부모의 균열로 인한 상처는 고스란히 소중한 자녀에게로 넘어갑니다. 줄스 오스틴은 그녀의 삶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그녀는 한 순간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생각지 못한 시련은 그녀를 멈추게 했습니다. 완벽할 것만 같은 그녀에게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자신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에게 회사 일을 배우겠다고 들어온 나이 든 인턴이었습니다.
경험은 나이 들지 않는다는 교훈
‘The Intern’의 이야기가 점차 전개되면서 주인공 제인이 그녀를 둘러싼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의지와 그녀의 감정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그려냅니다. 그녀도 실수로부터 교훈을 배우고, 시련과 역경을 겪으면서 성장합니다. 끊임없는 경쟁과 세태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응하고 성장하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그녀의 삶에 찾아온 시련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엿보입니다. 그녀의 변화와 성장에는 나이든 인턴 벤이 있습니다. 그는 한 직장에서 수 십년을 근무한 후 은퇴한 70세의 노장입니다.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벤은 위기에 처한 줄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줍니다. 줄스의 남편이 바람난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벤은 줄스가 먼저 말할 때까지 모르는 척해줍니다.. 아마도 인생의 연륜에서부터 얻은 지혜겠지요. 70대의 인턴 벤이 30대의 CEO 줄스에게 하는 대사는 ‘The Intern’ 핵심 메시지를 관통합니다. ‘경험은 나이 들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지요.’ 그의 말처럼 벤은 그가 경험한 삶으로부터 얻은 지혜와 교훈을 바탕으로 회사 동료들의 연애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이직을 고민하는 동료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의 나이 때문에 은근히 그를 무시하던 직장 동료들은 어느새 벤의 주위에 몰려들어 그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그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영화는 젊은이들의 활기찬 매력과 70대 인턴 벤이 가진 지혜가 조화롭게 섞이며 관객들에게 그들의 삶에 있는 나이 든 어른들의 가치와 그들의 지혜에 대해 질문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70대 벤이 30대 줄스의 추진력과 에너지를 통해 활기참을 얻어갈 수 있었다면 정신적으로는 불안하기만 했던 30대 줄스는 인생의 모든 여정을 겪은 벤의 균형 잡힌 삶을 엿보며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The Intern’은 이렇게 열정 가득한 젊은이들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혜로움을 겸비한 노인들이 서로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이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깊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